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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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의 말

에드거 앨런 포의 세계를 공연으로 만드는 것은 과거와 현재의 동시대적인 인간상을 구축하는 일이다. <어셔가의 몰락>은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이있는 고찰을 통해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정적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그렇다면 나라는 존재는 이 작품을 통해 그가 행했던 길을 표본삼아 어느정도 다가설 수 있을까? 그가 절규하고 울부짖었던 만큼 나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찾아가는 시간이다.

작가 소개 : 에드거 앨런 포는 누구인가?

 포는 동시대의 문학적인 관습과 유행을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한 미국 르네상스 시기의 위대한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시, 소설, 평론 등 다양한 문학유산을 남겼으며, 본격적으로 현대소설이 체계화된 것도 포에 의해서다. 
 특히 단편 소설분야에서 오늘날까지 그의 천재성이 인정되고 있는데, 그의 작품은 단순한 괴기소설이나 추리소설을 넘어서 생매장, 정체성의 위기, 자아의 분열, 자살충동, 살인충동, 근친상간, 동성애 등 현재에 흔히 다루는 소재를 19세기에 이미 사용한 시대를 앞지르는 정신분석학적인 작품이라 평가된다. 많은 비평가들은 현재까지도 그가 작품에 반영시킨 인간내면 심리에 관한 숨겨진 뜻을 이해하려고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포는 이렇듯 자신만의 어두운 문학 세계를 일구어 독자적인 미국문학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그런데 그는 왜 이렇게 어둡고 음침한 세계관을 가지게 되었을까? 
 포는 1809년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나 마흔한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양부와의 의절로 경제적으로는 평탄치 않으며 심리적으로도 고립된 채 절망감 속에서 힘든 삶을 살아야 했다. 불행한 삶으로부터 시작된 그의 내적 갈등들이 쌓이고 쌓여 인간의 어두운 내면세계에 대한 관심과 탐구로 연결되었다. 포는 이런 자신의 자전적인 요소를 작품에 많이 반영한 작가였다. 특히, 포의 여러 작품들을 통해서 나타나는 죽은 자의 귀환은, 실제 삶 속에서는 허무하게 떠나 보낸 사랑하는 여인들(양어머니와 아내)이 작품을 통해 환생하기를 바랬던 포의 욕망의 표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작품소개

 1839년에 발표되고 그 후 <괴기담>에 수록된 단편소설 '어셔가의 몰락'은 어셔의 어릴 적 친구이면서 이 작품의 화자인 윌리엄이 어셔의 간곡한 부탁(편지)으로 어셔가를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어셔가에 방문한 윌리엄은 어셔와 그의 누이동생인 매들라인이 가문에 전수되어 온, 이유를 알 수 없는 유전병을 앓고 있음을 알게 된다. 매들라인은 몸이 자유롭게 움직이지 않는 증세를 보이며 무의식과도 같은 상태에 빠져 있고, 어셔 또한 신경이 쇠약하며 심각한 정신분열증을 보인다. 윌리엄은 어셔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책을 읽어주는 노력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무기력함을 느낀다. 어셔가의 유전병은 매들라인을 통해 외부에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되고, 이에 어셔의 신경쇠약증은 악화된다. 급기야 동생 매들라인은 죽고, 어셔는 친구 윌리엄에게 동생을 가족 묘에 안치하기 전 가매장 해야겠다며 도움을 청한다. 동생을 매장하고 온 후의 어셔는 어느 때 보다 극도의 불안감으로 발작증세를 보인다. 그런데, 죽었다고 생각하고 매장했던 동생 매들라인이 다시 살아 돌아온다……

 이 소설의 가장 두드러지는 효과는 미스터리와 공포라고 볼 수 있다. 음울한 분위기를 뿜어내는 어셔가의 저택, 극도의 불안으로 발작을 일으키는 어셔,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것 같은 매들라인, 죽었지만 죽지 않은 사람의 매장과 죽은 자의 귀환,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화자 윌리엄이 느끼는 공포. 이 모든 것은 작가 포의 공포 소설의 핵심이다.

 신체극 ‘어셔가의 몰락’은 이 공포에 초점을 맞췄다. 어셔와 매들라인을 각 두 명의 배우가 맡아 정신분열에 빠진 두 캐릭터를 표현하고 나아가 결코 단편적일 수 없는 인간의 내면을 연기한다. 윌리엄은 우리를 대변하고 있으며, 해설자는 포문을 열고 어셔가가 몰락할 때 까지 알 수 없는 공포를 조성해 준다. 모든 것은 약간의 대사와 움직임으로만 표현된다. 엄청난 공포가 몰려오면 우리는 아무 말을 못 하게 되지 않던가.